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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장정들은 떠메고 들어온 연비를 방바닥에 내동댕이치면서 그중 한 놈이 혼자 중얼중얼했다.

“이 친구, 여기서 잠시 기다리고 있으란 말이야. 조금 있으면 멋들어지고 신바람 나는 구경을

할 수 있을 거야.”이 말은 또다시 한 자루의 예리한 칼끝으로 사마림 아가씨의 가슴을 찌르는

것만 같았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말인지 아가씨는 너무나 잘 알 수 있기 때문이었다.금

방에 얼굴이 화끈화끈 달아 올랐다. 가슴속이 출렁대는 파도처럼 두근거리기 시작했다.두 장

정들이 방안에서 밖으로 나간 다음 연비는 한참 동안이나 견디기 어려운 고통을 억지로 참느

라고 처량한 신음 소리를 연발했다.”끄‥‥‥끄 ‥‥‥ 끙! 끙!”한참만에 연비는 죽을 힘을 다해서

간신히 말을 했다.”침상 위에 계신 분은 바로 사마림 아가씨이십니까?”사마림 아가씨는 부

끄러운 생각을 하면 얼굴을 쳐들 만한 용기도 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지경에 이르러서 그런

것을 헤아리고 있을 때가 아니라고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또 일루의 희망을 다시 연비에게

다 걸어 보자는 심정도 간절했다.”아, 연비! 젊은 친구! 그대의 부상은 어느 정도지? 대단한가?”

연비는 자포자기의 코웃음을 쳤다.”흥! 이까짓 부상쯤이야 대단치 않습니다. 다소 아픈

것쯤 뭐 대수로운 일이겠습니까?”사마림 아가씨는 처참하기 이를 데 없는 표정으로 땅이

꺼지도록 긴 한숨을 내쉬었다.”모든 것이 나 때문에‥‥‥ 그대까지 놈들의 손아귀에 걸려들어

서 이런 억울한 고생을 하게 되었으니‥‥‥‥”연비는 극도의 고통을 이를 악물고 참으면서 억

지로 미소를 띠고 간신히 말했다.”아가씨, 그런 말씀은 하지 마십쇼. 살다가 죽는 것쯤이 뭣

이 그리 대단한 일이겠습니까? 본래 그저 단순한 생각으로 아가씨를 위해서 미력이나마 도

와 드릴 생각을 했던 것이, 이따위 마귀 같은 놈들의 손아귀에 걸려들 줄이야. 그런데 아가

씨는 어쩌다가 놈들에게 붙잡히셨습니까?”사마림 아가씨는 장탄식을 금치 못하며 힘없이

대답했다.”내가 너무 경솔하게 군 탓이었지. 계곡 어귀에서 독기를 품고 있는 향내를 쐬고

몸을 꼼짝도 할 수 없게 되어서 ‥‥‥ 그런데 젊은 친! 그대는 억지로라도 몸을 좀 움직일 수

없을까?”연비 역시 탄식을 금치 못했다.”저는 일견사 허비란 놈의 손가락 끝에서 뻗쳐 나

는 음한 독기를 쐬었습니다. 사지가 뻣뻣해져서 도무지 꼼짝달싹도 할 수가 없습니다.”

사마림 아가씨는 더 커다란 실망을 느낄 따름이었다.이렇게 되고 보니 더욱 부끄러움을 금

할 길이 없었다. 결국 혼자서 앞이 뻔히 내다 뵈는 생각을 하는 수밖에 없는 노릇이었다.

‘아, 잔인하고 악독한 놈이다. 연비의 눈앞에서 내가 짓밟히는 모욕적 장면을 실제로 해

보이겠다

https://www.youtube.com/watch?v=D8Xfj69gf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