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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소천은 그제서야 표연히 몸을 돌려 처음 서 있던 자리로 되돌아왔다.위풍 당당한 태도로

무영객을 향하여 웃으면서 말했다.”만약에 그대가 천하제일방의 대방주의 입장에서, 일후에

화산파의 문하생들이 그대를 찾아서 오늘날의 원한을 청산하리라는 것을 두려워한다면,

얼마 지난 뒤에라도 저 돌담 위에 새긴 글자를 깎아버리면 되겠지!”무영객은 시종 일관 상

대방을 멸시하는 웃음소리를 버릴 줄 몰랐다.”헤헤헤! 헤헤! 위대한 화산파의 영도자께서

는, 내가 겁을 내나내지 않나 한 번 타진해 보자는 수작이군? 자아, 그만하면 뒷수습은 다

되었다는 건가?”매소천은 앙천 대소했다.”끝났다! 자아, 그러면‥‥‥‥”옥퉁소를 한 번 휙하고

휘둘렀다.옥퉁소의 그림자가 밤바람에 흔들거리는 가운데, 퉁소 속에서는 여덟 가지의 괴

상한 음향이 울려퍼졌다. 괴상한 음향들은 저마다 한 줄기의 하얀 광채를 뻗쳐 내서 곧장

무영객을 향하고 습격해 들어갔다.화산파 영도자 매소천의 옥퉁소를 쓰는 수법은 도합

팔단(八段)으로 나누어져 있고, 그 일단(一段)마다 팔괘(八卦)의 방위(防位)를 근거로 하

고 이루어진 것인데, 다시 일단을 여덟 가지 방법으로 구별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제일단의 수법을 발휘하여 공격을 한 번 시작하기만 하면, 연거푸 쉴 새 없이 팔단의

수법이 줄줄 줄줄 꼬리를 물고 풀려 나와서, 흡사 여덟 자루의 퉁소가 동시에 일제히 상

대방에게 공격을 가하는 것처럼 황홀한 광경을 연출하는 것이다.또, 옥퉁소 속에서 퍼져

나오는 기묘한 가락은 쨍쨍 울리기도 하고 바늘 끝 같이 사람의 귀를 찌르기도 하고, 때

로는 최고도로 격앙이 되어서 대결하는 적수의 심신을 분산시켜 버리고 혼란을 일으키

게 하는 힘을 발휘할 수 있다.무술 실력이나 재간이 탁월한 사람이 아니면 이 퉁소의 공

세를 막아내기는 고사하고, 우선 귀를 찌르는 옥통소 소리를 한 번 듣기만 해도 당장에

만만하던 투지도 상실해 버리고 마는 것이다.무예계의 소위 고수급 인물이라 할지라도

, 그의 이런 팔단팔식(八段八式)의 옥퉁소의 공격을 간단히 막아낼 만한 사람은 드물었

다. 따라서, 매소천의 옥퉁소의 공격 앞에서 무난히 오, 륙 합을 감당해낼 만한 인물이

라면 그것만으로도 대단한 실력의 소유자라고 해야할 것이다.화산파의 역대의 영도자

들이 무예계에 위력을 떨치고 있었던 금룡검법(金龍劍法)보다도 훨씬 오묘 불가사의한

재간에 속함은 두말할 것도 없는 일이었다. 옥퉁소가 한 번 휘둘러지기만 하면, 여덟 가

지 기기 묘묘한 음향을 퍼뜨리며 퉁소의 그림자는 줄기줄기 하늘을 뒤덮게 되니, 이 옥

퉁소를 따라서 사람이 결사적으로 육박해 들어가면, 그 위력이야말로 놀라운 것이었다

무영객은 비록 몸에 현천강기라는 무시무시한 힘을 지니고는 있다고 하지만, 갑자기 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