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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었다 하여도 그들의 죽음에 아무런 감정도 들지 않았다. 이상하게도 말이다.”정파라고 자
처하는 무림맹에서 아이들까지 죽이다니, 너무하지 않은가!”누구의 목소리였을까? 내 귀에
익숙한 외침이 들렸다. 그와 함께 처음 듣는 목소리가 들려왔다.”사파(邪派)에서 키우는 아이
라면 당연히 악귀(惡鬼)인 것을, 무엇 때문에 망설인단 말인가!”그리고 도망가라는 외침과 비
명 소리가 메아리쳤다. 그곳을 빠져나오기 전, 어깨와 등 부분에 왼쪽 어깨부터 오른 허리까지
깊은 검상(劍傷)을 당했다. 그곳에서 피가 흘러 나왔으나 삼 년 동안 맞은 아픔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었기에 이틀 동안 뒤도 돌아보지 않고 뛰었다. 얼마나 달렸을까? 이제는 정말 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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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커녕 서 있기도 힘이 들어 그 자리에 쓰러져 누워 버렸다.정파니 사파니 하는 것이 무엇인
지도 몰랐던 때였다. 그저 아무런 생각 없이 하늘이 보이지 않을 때 눈을 감았다. 과다출혈(
過多出血)로 정신과 육체는 죽어 가고 있었던 것이다.그렇게 잠을 청했다.”이름은 무엇이냐?”
“초일(草一)이라고 합니다.””초일? 하하하하…, 잡초라는 말은 상놈이란 뜻이니 네 녀석의 부
모는 필경 상놈이렸다. 나 역시 상놈이다. 우리는 같다고 할 수 있겠구나. 사람들이 이런 만
남을 인연이라 하지 않겠느냐, 하하하…, 나는 정이면(丁二勉)이라 한다.””싸워라! 그리고 느
껴라!”처음 이 녀석을 데리고 왔을 때 한 말이다. 자신이 가르쳐 줄 것은 이것뿐이었다.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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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 녀석은 뛰어난 체력과 남다른 인내로 인해 가르치는 데 별 무리가 없었다. 백오십 년
이라는 세월 동안 검의 길에 매달려 왔던 지난날이 충동적으로 생긴 제자로 인해 주마등처
럼 스쳐 가자, 다시 젊어짐을 느꼈다.그래서일까? 모든 것을 다 주고 싶었다. 비록 자신은 신
에 얽매여 있으나 제자에게는 그것을 주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자신의 신상에 대해 말하지
도, 사연이 있는 아이라는 것을 알면서 묻지도 않았다. 앞으로 강호에 나가게 된다면 교처럼
정파의 눈에 시달리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한 그의 배려였다. 다행히 강호에서 자신을 아는
는 극소수였기에.”싸워라, 싸우면서 익혀라! 싸우면서 몸과 마음으로 느끼는 것이다. 삶과 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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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의 갈림길에서 살아 나와라. 내 검은 수도 없이 많은 죽음을 넘나들며 익히고, 깨닫고 완
성한 것이다. 싸우지 않고는 익힐 수 없는 것이다!”‘죽는다면 그것도 운명이니 할 수 없지
만…….’이것이 늘 사지(死地)로 제자를 몰며 하는 말과 생각이었다.늘상 정이면은 초일을 사
지로 몰았다. 처음에는 너무 힘이 들었으나 이미 기초 체력이 튼튼하니 가능하다는 설명과
함께 그를 내몰았던 것이다. 그리고 초일은 청명신공(淸明神功)이라는 호흡(呼吸)법을 배웠
다.무려 삼 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십오 세가 되어서야 아주 약간 이해한 난해하고 어려
운 것이었다. 겨우 천자문을 배운 초일에게는 말이다. 그리고 십오 세가 될 때까지 짐
승들과 싸워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