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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을 지닌 그의 입에서 약간 감상적이 이야기가 나오자 주위에 있는 수하들이 키득거렸

다. 그러자 그 웃음소리를 듣고 추기는 인상을 찌푸리며 옆에 서 있는 수하를 툭 치더니

말했다.”너는 우리가 살아서 고향에 갈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추기의 물음에 수하는

약간 얼떨떨한 얼굴로 대답했다.”혈류방에 들었을 때부터 이미 살아 있다는 생각을 버

렸습니다. 죽는다 해도 고향이 없어 갈 곳도 없구요.””그렇겠지 우리 같은 사람들이 어

디를 가겠느냐? 이미 가족도 버린 쓰레기 같은 사람들인데…….”수하의 대답에 추기는

대감도에 묻어 있는 피를 털고는 도집에 넣었다.”대주님, 세가의 다른 사람들을 발견

했습니다.””어…디냐?””이곳에서 삼십 리 떨어진 주공리(做工理)에 있답니다.””알았다,

모두 시체를 매장하고 출발하도록 한다. 빨리 움직이도록…….”수하의 보고에 추기가

재빨리 명령을 내렸다. 추기는 땅에 묻히는 남궁 세가의 무사들을 보고 생각했다.

‘우리를 사람들이 사파라 부르지만 정작 사파를 만든 것은 너희들이다. 우리 방의 이

번 거사의 성공은 그동안 받은 우리의 한을 푸는 것이다!’노미림은 추기의 생각처럼

남궁 세가가 주는 무게감과 부담감을 덜기 위해 모든 방도에게 사파의 설움과 정

파의 이야기를 하며 그들의 마음을 부추겼다. 그렇기 때문에 혈류방의 사람들은 대

다수가 추기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비천대(飛天隊)의 대주인 혈사랑(血舍廊)

홍부식(紅付蝕)은 기괴하게 웃고 있었다. 눈앞 이십여 장 앞에 걸어가고 있는 변

한 십 인의 일행들이 남궁 세가의 사람들이기 때문이다.그는 잠시 후에 펼쳐질 축

제를 생각하며 두 자루의 단창을 꼬나쥐었다. 아무것도 모른 채 걸어가는 십여 명

의 인원들이 불쌍하다는 생각도, 안타까운 마음도 그의 얼굴에서는 찾을 수 없었다.

“모두 죽여라!”그의 명령이 떨어지자 이백여 명의 인원들이 기합성을 발하며 십

인의 행인들을 덮쳐 갔다.십여 명의 행인들, 남궁 세가의 무사들은 갑자기 들리는

함성에 놀라 뒤를 돌아보곤 하얗게 질린 얼굴로 도망가기 시작했다.개중에는 등의

짐에서 검을 꺼내 든 이들도 있었고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뛰는 인물도 있었다.

하지만 날아드는 암기와 가까이 다가오는 비천대의 무기 아래 비명을 토하며 쓰러

져갔다.맨 앞에 달리던 세가의 무사도 겁에 질린 얼굴로 미친 듯이 경공을 발휘하

며 뛰었으나, 홍부식의 미소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