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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엾은 젊은이들이 된 셈이었다.더군다나, 오늘 밤 유사고 아가씨가 여기까지 나타난 것

은, 비록 무예계의 공전 절후의 일대 사건이 어떻게 수습이 될 것인지 그것을 구경하고

싶어서 왔다고는 하지만, 사실인즉 그보다 더 중대하고 안타까운 목적이 따로 있었다. 자

기가 마음속으로 남몰래 그리워하고 있는 사람, 몽매에도 못 잊는 소세옥이란 청년을 다

만 한 번이라도 더 보고 싶다는 안타까운 심정 때문이었다. 또 행여나 하는 일루의 희미

한 희망을 품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그러나 만빙여, 임강주, 매약화, 정자운 네 아가씨들

이 잇달아 나타나는 것을 보는 순간, 유사고 아가씨의 안타까운 희망도 물거품처럼 꺼져

버리는 것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자신의 꼴이 너무나 초라하고, 자신의 입장이나 환경

이 너무나 보잘 것 없이 처참하다는 것을 느꼈을 때, 유사고 아가씨의 가슴속에 파묻혀

있는 오색이 영롱하던 처녀의 꿈은 갈가리 찢어지고 마는 것이었다.’대수롭지 않은 존재’

연비가 방금 말한 것은 바로 유사고 아가씨 자신의 아픈 곳을 그대로 찌르는 말이 아닌가

!가슴이 터질 것만 같은 슬픔에 유사고 아가씨의 두 눈에서는 줄에 매달렸던 구슬 방울이

주르르 끊어져서 떨어져 얼굴을 온통 적시었다.청초하고 하얀 꽃 한 송이가 사나운 비에

축축하게 젖어서 꽃잎을 펼치지 못하고 움츠러들 듯, 가엽고 딱해서 볼 수 없는 유사고

아가씨의 얼굴.바로 이때, 광장 어느 구석에선지 난데없이 요란한 고함 소리가 하늘을 무

찌를 듯이 터져 나왔다.”우후후흥!”알고 보니 주육화상이 뺑소니를 치려고 뒷걸음질을

쳐서 물러났을 때, 무영객의 등덜미에 서 있던 묘족(苗族)의 옷차림을 한 늙은이가 갑자

기,”흐흥! 괘씸한 놈인데!”하며 코웃음을 치고, 손과 발을 어떻게 놀렸는지 몰라도, 광채

가 번갯불처럼 번쩍하더니 주육화상의 앞을 가로막아 버린 것이었다.”이쿠! 이건 야단

났는걸!”주육화상은 이렇게 소리를 지르며 고개를 돌이켜 뒤를 돌아다보고 더 큰 목소리

로 악을 썼다.”이건 안 되겠는걸! 이 화상은 꼼짝도 못하고 붙잡히게 됐는걸! 누구든지 좋

은 일 좀 하시오. 이 화상의 목숨 하나 살려내 주시오!”한편으로는 악을 쓰며, 다른 한편

으로는 계집종 비운의 신변 가까이로 달려갔다.<제8권에서 계속>69. 아슬아슬한 싸움

주육화상은 겁을 잔뜩 집어먹고 당황한 표정으로 두 눈이 휘둥그래져서 계집종 비운의 앞

으로 달려갔다. 그러면서 한쪽 눈을 남몰래 찡긋찡긋하면서 뭔가 비운에게 암시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