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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자신의 우둔했음을 스스로 꾸짖으며 후회하여 마지않았다.’내가 정말 바보였구나! 그런

것도 생각지 못하고 딴소리만 했으니, 아가씨가 오죽이나 답답했을까?’연비는 두말 없이

자기가 입고 있던 장삼(長衫)을 단숨에 훌훌 벗었다.”아가씨! 우선 이 장삼이라도 걸치고

계십쇼. 우리 이 동굴 밖으로 빨리 뛰쳐 나가서 다시 적당한 의복을 마련해 보기로 하십

시다.”말을 마치자, 아가씨가 얼굴을 갸웃이 내밀고 있는 곳을 향해서 장삼을 훌쩍 던져

주었다.사마림 아가씨는 찬밥 더운밥을 가릴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연비가 던져 준 장

삼을 얼른 집어서 전신을 푹 쌌다. 그제서야 말이 저절로 술술 풀려져 나오는 것 같았다.

“이봐요! 젊은 친구! 저쪽으로 햇빛이 흘러 들어오는 것 같잖아? 저쪽이 밖으로 나갈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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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입구가 아닐까?”연비는 금방 눈앞이 환하게 트이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아가씨,

이제는 걸음을 걸으실 수 있습니까?”사마림 아가씨가 선뜻 대답했다.”정말 이상한 일

인데, 내 몸은 차츰차츰 좋아지는 모양이야. 젊은 친구! 그대의 음한독기도 완전히 풀

어졌어?”연비도 서슴지 않고 대답했다.”네! 이제 아주 깨끗해졌습니다.”사마림 아가씨

는 한동안 뭣인지 곰곰이 생각하다가, 어떤 결단을 내리는 모양이었다.”그것 참 이상

한데! 이봐! 우리 빨리 저쪽으로 가보자구. 여기는 땅속에 파놓은 함정 같지는 않은데

‥‥‥ 보통 동굴과 특별히 다른 점이 없는 것 같구‥‥‥‥”두 젊은이들은 더듬더듬 어둠 속을

헤치고, 희미한 광선이 새어 들어오는 곳을 향해서 한 발자국 두 발자국 떼어놓기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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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했다.잠시 걸어가다가 한편으로 꼬부라졌다.희미하던 광선은 차츰차츰 훤하게 밝아

졌다. 좀더 앞으로 걸어 나갔다. 또다시 한편으로 꼬부라졌다.”야아!””와아!”두 젊은이

들은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환호성을 연발했다.왜냐하면, 두 젊은이들은 눈앞에 동

굴 어귀를 확실히 찾아냈기 때문이었다.그 동굴 어귀에는 등나무 덩굴이 얽히고설켜서

죽죽 늘어져 있었다. 눈부시게 찬란한 태양 광선이, 그 등나무 덩굴 틈으로 흘러 들어

왔다. 그곳은 어떤 함정 속도 아니었다. 특별한 땅굴 속도 아니었고, 그저 평범한 동굴

에 지나지 않았다. 그리고 동굴 어귀는 인기척이라곤 찾아볼 수도 없을 만큼 조용하

기만 했다. 파수 보는 사람도 없는 모양이었다.연비는 조심조심 나지막한 음성으로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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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림 아가씨의 귓전에다 입을 대고 속삭이듯 말했다.”아가씨, 잠깐만 여기서 기다리고

계십시오. 제가 먼저 나가서 동굴 어귀를 좀 자세히 살펴보고 올게요.”예봉 사마림 아

가씨는 그것이 어째서 생기는 심정인지 꼬집어서 말하기 어려웠다. 어쨌든 연비라는

젊은 친구에게 유난히 지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를 아끼는 마음이 간절해졌다.

역시 연비의 귓전에다 속삭이듯 가만가만히 말했다.”젊은 친구! 정신 똑바로 차리고

부디 몸조심해요.””네, 걱정 마십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