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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각오를 다지는 내 눈 앞에서, 센리의 입술이 작게 열렸다.
“엔드………………더, 나를, 의지해줘. 나를, 믿어줘……”나온 것은 예상외의 말이었다. 순
간 사고가 공백이 된다.뺨에 닿은 오른손. 그 엄지손가락이 입속으로 들어오고, 길게
뾰족한 송곳니를 어루만진다.”이제 충분히, 노력했어. 미안해, 눈치채고 있었어. 계속
……자신의 피를, 마시고 있던 것도……말을……걸지 못했어”손가락의 배가 송곳니가 상
처입고, 뜨거운 것이 입안 가득 퍼진다. 맛은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강한 충격이 뇌
를 흔들었다.작게 다친 손가락이, 혀를 어루만진다. 아팠던 건지, 그 얼굴이 움찔 흔들
린다.하지만, 그것은 말하지 않고, 센리는 이어서 말했다.루우의 무덤 앞에서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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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차가운 목소리에는 확실히 자비가 깃들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그녀는 그때보다 나의 무서움을, 내가 결코 벌레 한 마리도 죽일 수
없는 흡혈귀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약점을 이용해 에페에게서 도망쳤다. 그런
다음 몇 번이나 마수를 사냥했다. 마수를 사냥하면서 인간을 사냥하지 못할 리 없
는 것이다.그것을 고려하고서, 아직 내 아군이 되어 준다고, 그렇게 말해주는 건가.
“죽을 때에는, 본성이 드러나. 당신의 말은, 받았어. 협력할게. 죽이거나는……하지 않
아. 당신에 대해, 가르쳐줄래……? 우리들은, 좀 더, 대화해야 해. 그러면, 분명, 잘 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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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야””……센리에, 애해어,…… 가르쳐, 울래?”손가락에서 흐르는 피를 핥으며 얼빠진
목소리로 물어보는 나에게, 센리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어딘가 덧없는 미소를
띠었다.”응. 가르쳐, 줄게”우리는 언데드가 뿌리는 죽음의 에너지를 감지할 수 있어.
집중하면 상당히 먼곳까지 감지할 수 있지만, 평소에는 그렇게 넓은 범위를 감지하
지 않고, 정밀도도 그렇게 높지 않아. 그러니까…………피해를 내지 않고 도시를 전전
하면, 붙잡힐 가능성은 높지 않아”또다시 해가 진다. 언제나와 같이 지면 아래에서
기어나와 기다리고 있던 센리에게 인사하고, 출발 준비를 하면서 정보를 교환한다.
센리의 정보에는 천금의 가치가 있었다. 로드가 가지고 있던 책은 인간측의 입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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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쓰여진 것이며, 종언 기사의 능력에 대한 기재는 없었다. 아마 일반적으로 알려
진 것은 아닐 것이다. 어쩌면, 로드는 알고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나에게 지식은 주
어지지 않았다.적을 아는 것은 몸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일이다. 나에게는 치명적
으로 지식이 결여되어 있었다.어쩌면 처음에 얘기했어야 했을지도 모른다.센리의
피를 조금 받고 흡혈충동이 가라앉은 지금은, 어제의 자신이 얼마나 광기에 삼켜
져 있었는지 알 수 있다.제정신인 나라면, 센리에게 루우의 무덤을 파헤치러 가자는
말 따윈 하지 않고, 애당초 달려서 늦지 않을 거리가 아니라는 것도 계산할 필요도
없이 알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