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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 아가씨와는 사람 된 품이 완전히 딴판이었다. 성격이 교활한 데가 있고 까다로운 데다가

성미가 급하기 불과 같았다. 불과 이틀을 지내는 동안에 소세옥은 그것을 충분히 알아차렸다.

만빙여 아가씨가 소세옥이 매약화 아가씨와 몸에 실오라기 하나도 걸치지 않은 벌거숭이가

되어서 함께 있다는 사실을 목격하게 된다면, 흑백을 가릴 여지도 없이 다짜고짜로 매약화

아가씨에게 덤벼들어 해를 끼칠 것이 뻔한 노릇이었다.이모저모로 생각해 봤을 때, 소세옥

은 점점 더 초조하고 불안함을 금할 길이 없었다.강주 아가씨의 웃음소리와 말소리가 또

들려 왔다.”호호호‥‥‥ 네 말이 맞았다! 꼭 그럴 거다! 비운아! 어디 네가 들어가 봐라! 만약

에 만씨 아가씨를 만나게 되면, 섣불리 건드려서는 안 된다! 그 계집애는 성미가 괴상 망측

하고 굉장히 까다로운 데가 있으니까‥‥‥”비운의 발자국 소리가 한 걸음 동굴 어귀를 향하고

가까이 들려왔다. 그리고 걸어오면서 대답하는 말소리도 또박또박 들려왔다.”저도 잘 알고

있어요. 그 아가씨를 만나게 되면, 우선 공손히 인사를 여쭙고 우리 아가씨께서 함께 놀러

가시자고 해서 모시러 왔다고 하죠! 그렇게 하면 까닭 없이 저를 때리지야 못하겠죠!””그래

! 그렇게 해봐라!”강주 아가씨의 음성이 또 들려 왔다.”하지만 끝까지 조심해야 한다! 나는

이 큰 바윗돌 위에서 너를 기다리고 있겠다!””네!”비운은 간단히 한 마디로 서슴지 않고 대

답했다.발자국 소리가 점점 더 가까와 왔다. 이미 동굴 어귀에 이르른 모양이었다.매약화 아

가씨는 소세옥의 팔을 왈칵 잡아당겼다. 두 벌거숭이 남녀들은 몇 발자국인지 얼른 뒤로 물

러서서 동굴 벽에 찰싹 몸을 붙이고 섰다.매약화 아가씨가 떨리는 음성으로 소세옥의 귓전

에다 속삭였다.”어떻게 하면 좋다지? 저 여자들이 이 동굴 속으로 들어오는 모양인데?”

소세옥도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몸을 피할 만한 방법이 생각이 날 리 없었다.비운의 발자국

소리는 이미 동굴 속으로 들어서서 걸어오고 있는 게 분명했다. 길을 이편으로 한 번 꼬부

라지기만 하면, 두 벌거숭이 남녀들은 비운의 눈에 띄지 않을 수 없는 판이었다.두 벌거숭

남녀들은 서로 손을 꽉 잡았다. 두 손바닥은 식은땀으로 촉촉히 젖었다. 그리고 둘이서는

약속이라도 했다는 듯 숨소리를 죽였다. 찰싹 달라붙어 한 몸이 된 것처럼 숨어 서 있었다.

홀연‥‥‥”어?”비운이 놀랍다는 외마디 소리를 가볍게 터뜨렸다. 그리고 혼자 중얼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