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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견딜 테면 더 견뎌 봐!”눈부신 검막(劍幕) 속에서 매약화 아가씨는 칼끝같이 뾰족한

음성으로 매섭게 소리를 질렀다.이상하게도 검광속에서는 또다시 새파란 무지개 같은 광채

가 줄기줄기 뻗쳐 났다. 그 광채는 마치 수십 마리의 뱀들이 쏜살같이 덤벼들 듯, 사면 팔방

으로부터 걸인 도사에게 습격해 들어갔다.이것은 매약화 아가씨가 상당히 격분했을 때 쓰는

매섭고 지독한 솜씨였다. 은한비성(銀漢飛星)이라 일컫는 수법으로서 경혼검 수법 중에서도

고도의 수법 중의 한 가지며, 소위 무술에서 일컫는 미종보(迷踪步)니 취팔선(醉八仙)이니

하는 따위의 신법(身法)이나 보법(步法)을 능히 격파할 수 있는 묘법이었다.그러나 걸인 도

사도 결코 호락호락한 존재는 아니었다.그는 자신의 주변이 모조리 새파란 광채로 뒤덮이

고 검광이 사면팔방으로 노도가 밀려들 듯 습격해 들어오고 검풍(劍風)이 미친 듯이 넓은

공간을 휩쓰는 것을 깨닫자, 정세가 자신에게 불리하다는 판단을 재빨리 내렸다.그는 퍼뜩

다른 수법을 써 볼 생각을 했다. 공간을 격하고도 상대방의 치명적인 급소인 혈도를 찔러

버리는 수법을 써 볼까 했지만, 이미 그럴 만한 겨를이 없었다.두 소맷자락을 위로 향하고

있는 힘을 다해서 휘둘렀다. 허공으로 춤을 추듯 휘둘러지는 소맷자락에서 펄럭펄럭 요란

한 소리를 내는 틈을 타서, 그는 두 어깨를 갑자기 납작하게 움츠렸다.금선탈각(金蟬脫殼)

이라는 수법을 써서 일 장쯤 되는 거리를 살짝 옆으로 빠져서 매약화의 무시무시한 공세를

피할 수 있었다.매약화 아가씨는 걸인 도사에게 어떤 틈도 주지 않으려고 최고도의 수법을

발휘해서 연거푸 두 번째 공격을 가했지만, 뜻밖에도 걸인 도사는 교묘하게 검막(劍幕) 밖

으로 몸을 빼내 버렸다.이 찰나에, 매약화는 걸인 도사가 틈을 타서 어떤 공세를 취할까하

는 생각에서 황망히 칼로 가슴 앞을 가로막고 일 장쯤 뒤로 물러서서 똑바로 뜬 두 눈에 매

서운 위엄을 보이며 떡 버티고 섰다.걸인 도사의 두 소맷자락은 본래가 갈가리 찢어져 있었

다.그것이 매약화 아가씨의 은한비성 수법의 공격을 받는 바람에 적어도 너댓군데 구멍이

뻥뻥 뚫어졌다. 이렇게 되고 보니 다 찢어진 두 소맷자락은 더한층 힘이 빠져서 모질고 사

나운 비바람 속에서 펄럭펄럭 소리를 내고 휘날릴 뿐이었다.이 순간, 걸인 도사의 얼굴빛은

더한층 말라빠진 나뭇가지처럼 누렇게 변했고, 들창코에 비뚤어진 입, 아래로 더한층 처지

는 눈매‥‥· 그 꼴이 보기에 딱할 지경이었다.”헤헤헤! 헤헤헤! 헤헤헤!”그는 연방 힘없는 냉소

를 억지로 터뜨렸다.갈가리 찢어진 소맷자락 속에서 두 손을 약간 위로 치올렸다. 식지(食指

)를 약간 꾸부리고 한 발자국 두 발자국 매약화 아가씨에게로 접근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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