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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가족에 대해 그렇게 강한 감정이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생전의 나는 고통을

견디는 것만으로도 벅찼고, 그 이외에 감정을 돌릴 여유는 없었다.원한도――없다.

최근 몇 년간, 가족이 문병을 오는 일은 없었지만, 정기적인 백마도사에 의한 『간호

』은 아마 큰 돈이 들었을 것이고, 그 연명 조치가 나의 수명을 조금이라도 늘려준 것

은 사실이다.싸움에서 중요한 것은 리치다. 초라하다고는 하지만 성인 남성 일보 직

전 정도의 크기의 몸이 될 때까지 죽지 않은 것은 요행이라고 할 수 있었다.비록 간

호하는 이유가 나를 배려한 것은 아니었다고 해도, 확실히 그것은 나의 보탬이 된

것이다.그리고 허크에게, 시체를 팔아넘긴 건에 대해선 말할 것도 없다.문득, 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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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책에 쓰여 있던 언데드의 기초지식을 떠올린다.언데드는 시체의 무념을 바탕으

로 움직이는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나를 언데드답게 만드는 강렬한 감정은, 아마

도 일반적인 언데드가 품고 있는 듯한 생자에 대한 『원망』이 아니라 『생존 욕구』

가 근원이다.나는 침대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게 되고, 끊임없이 고통에 시달

려도 스스로 죽음을 생각한 적은 없었다. 없었다, 고 생각한다.나는, 죽어서도 계속

살고 싶었다. 자신을 유지하고 싶었다. 어쩌면 그 순수한 감정이, 본래 있을 수 없

는 프레시 맨에게 생전의 기억을 안겨준 것은 아닐까.나의 언데드에 대한 지식은

매우 단편적인 것이어서 확증은 얻을 수 없지만, 확증 따위는 아무래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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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호로스는 아무리 생각해도 나의 은인이다. 그에게는 정말로 미안하게 생각

하고 있다.하지만, 나에 대한 『특권』을 가진 그를 내버려 둘 수는 없는 것이다.

실은, 나에게는 딱 한 가지 비장의 패가 있어. 한 번 쓰면 두 번 다시 쓸 수 없는,

그런 종류의 패다.내면 이길 수 있는 종류의 패는 아니지만, 타이밍에 따라서는 로드

를 충분히 쓰러뜨릴 수 있다.생명을 죽이고, 죽음의 에너지를 모으면 모을수록, 시

간을 끌면 끌수록, 나는 강력해진다. 기습의 성공률이 오른다.정보를 모으다. 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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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전투능력이 불분명하다. 강력한 마도사의 외견 연령은 믿을만 한게 못된다. 내

가 본 적이 있는 것은 사령 마술뿐이다. 아무리 근거리가 내 간격이라고 해도, 노

회한 마술사는 아무리 경계해도 부족하지 않다.중요한 것은 타이밍이었다.내가 표

정에 내지 않고 어두운 투지를 불태우고 있자, 문득 허크가 찡그린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 보니……최근, 엔게이에 종언 기사단 녀석들이 찾아온 모양입